강남제이비뇨기과

정관 복원수술 급증세
조루·확대 등도 대부분 동시 시술

잠시 잊고 있던 남성을 다시 찾는다.

한눈에 나이가 꽤 들어보이는 50대 초반 성 모 씨는 최근 비뇨기과를 찾아 잘라 묶었던 정관을 이었다. 재혼한 40대 초반 부인과 사이에 아이를 낳고 싶은 바람을 이루기 위함이다. 이미 전 부인과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지만 ‘우리의 아이를 갖자’는 생각에 수술을 결정했다.

서울 강남의 J비뇨기과에는 주말마다 두세 건의 정관 복원수술이 이뤄진다. 한두 건이던 과거에 비하면 거의 배가 많아진 수준. 박천진 J비뇨기과 원장은 “복원수술을 원하는 환자의 60~70%가 재혼으로 인한 수술이다”고 전했다. 늦둥이를 보기 위해서, 또는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결혼한 부부 세 쌍 가운데 한 쌍이 이혼하는 등 국내의 이혼율은 세계 3위. 이에 따른 재혼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혼 전 아이가 있는 경우에도 건강이 허락한다면 재혼 후 ‘자신들의 아이’를 갖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서울 명동의 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은 “정관수술을 원하는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확대수술과 조루수술을 동시에 원한다. 새로운 파트너와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인생을 즐기길 원한다”고 했다.

이윤수비뇨기과의 복원수술 성공률은 97%.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로 잘랐던 정관을 이어주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30분. 확대 또는 조루수술을 함께 시행해도 시간은 비슷하다. 약 한 달 후부터 성관계가 가능하다.

한편 정관수술 자체도 줄었다. 과거 예비군과 민방위 훈련 시 정관수술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훈련을 면제해 주는 등 적극 권장하던 시절에 비하면 50% 가량이 줄었다. 날로 증가하는 이혼을 염두에 둔 남성들의 ‘사고 대비’도 한몫한다. 다양한 피임법의 도입도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박창진 기자 koma@dailysports.co.kr


입력시간 2002/10/27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