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환자들 약국 가기 창피해"-조선일보 12월5일기사


"발기부전 환자들 약국 가기 창피해"
비뇨기과 의사들 "환자 인권침해" 병원 투약 요구

발기부전 환자들이 의약분업 이후 처방전이 공개되면서 감추고 싶은 질병이 노출돼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며 비뇨기과 의사들이 이를 공론화할 움직임이다.
발기부전 관련 비교기과 전문의들의 학회인 한국남성과학회는 4일 “발기부전 환자들이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할 경우 금세 자신의 질병이 드러나 남자로서 심한 수치감과 위축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정한 결과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남성과학회는 보건복지부 등에 이를 개선시켜 달라는 행정 절차를 밟기로 의견을 모았다.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 경기도 광주시 김희열(金熙烈) 비뇨기과 원장은 “처방전에 질병명을 기재하진 않지만,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가 뻔해 환자의 병명이 그대로 노출된다”며 “환자들은 처방전을 간호사를 통해 전해 받는 것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병·의원에서도 투약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환자들의 탄원 서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은 현재 발기부전 처방 약물이 제약회사 화이자의 ‘비아그라’, 릴리의 ‘시알리스’, 바이엘의 ‘레비트라’ 등에 한정돼 있으며, 이들 약물이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것은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울 명동 맨파워 비뇨기과 곽태일 원장은 “처방 환자들이 남자 약사가 있는 약국을 찾아 전전한다”며 “그러다 보니 발기부전 치료제를 암시장을 통해 쉽게 구하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에이즈 등의 경우 환자들의 병력 노출을 막기 위해 병·의원에서도 조제·투약받을 수 있도록 ‘의약분업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개국 약사는 “건강보험공단에 약값을 청구하는 보험약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병력이 노출되는 경우는 없다”며 “여자 비뇨기과 의사도 있는 마당에 인권침해 운운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