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가 가공되고 발현되는 방법인 후생유전학(epigenetics)적 과정의 장애가 남성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던캘리포니아대 소콜 박사팀이 'Public Library of Science One' 12월호에 발표한 연구결과 광범위한 후생유전학적 결손이 비정상적 정액 발달과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만 약 400만 쌍의 가임 부부들이 불임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약 40%는 남성 배우자의 불임이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남성불임의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바 그러나 전 임상시험 단계의 이번 연구 결과 유전적 요인이 불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서열의 변화와 DNA 서열을 변화시키지 않고 유전자 활성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포함한 후생유전학적 변화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바 이 같은 후생유전학이 불임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불임클리닉을 방문한 남성들의 정액을 분석, 특수 분자생물학 기법을 이용해 각 남성의 정자속 DNA의 후생유전학적 상태를 조사했다.

연구결과 정자수가 적거나 비정상적 정자를 가진 남성의 정자속 DNA의 경우 인체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중 하나인 메칠화(methylation)가 많이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정상 정자의 DNA에서는 이 같은 비정상적인 메칠화가 보이지 않았다.

이 같은 DNA의 메칠화는 배아발달과정중 일어나는 정상 생리적 과정인 후생유전학적 재프로그램화 과정상의 잘 알려진 생물화학적변화로 인해 유발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후생유전학적 프로그램상의 장애가 DNA 서열의 변화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비정상적인 유전자 활성과 유전자 기능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남성의 정자 생성 중 후생유전적 재프로그램화 기전중 DNA가 적절히 제거되지 못해 비정상적 정자가 많이 생성돼 불임을 유발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연구팀은 태아기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이 같은 정자 DNA의 변화를 초래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백기자 lsb3002@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