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요요현상' 발생... 심혈관 이상 등 심한 경우도.


'비만치료제 연구결과 보고서' 본지 단독입수

비만치료제를 사용한 소비자의 약 60%가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설문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가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실을 통해 25일 단독 입수한 '비만치료제 연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 중 체중조절 양·한약을 복용한 132명 중 71명(53.8%)가 부작용을 경험했고, 체중조절 경험자 1066명 중 708명(66.4%)도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식약청 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보고서는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인터넷 설문을 토대로 작성, 지난 5월 30일자로 연구가 종료돼 식약청에 결과보고서가 제출됐다. 보고서는 일반소비자 전국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와 체중조절약을 복용하는 등 경험자 1066명의 인터넷 설문(95% 신뢰구간, 표본오차 ±3.10)을 분석했다.

먼저, 일반소비자 중 체중조절 양·한약을 복용한 132명 중 53.8%(71명)이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약을 복용한 90명 중 46명이 부작용을 경험했고, 체중조절 양약을 먹은 68명 중 42명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부작용 유형으로는 '요요현상'(59.2%)이 가장 많았으며, 메스꺼움, 구토가 40.8%, 어지러움이 39.4%, 변비 38%, 피로감 29.6%, 손발떨림 29.6%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3명은 부작용이 발생한 후 현재 내원 중인 의료기관에서 상담 후 약의 양을 조절했다고 답했지만, 25명(35.2%)의 소비자는 병의원에 가지 않고 그대로 참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작용 경험자 절반 정도(34명, 47.9%)는 부작용 원인으로 양·한약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조절 경험자의 비만치료제 복용 시 부작용 정도는 일반 소비자보다 더욱 심각했다. 조사대상 1066명 중 708명(66.4%)가 부작용을 경험했고, 남성보다는 여성(70.2%)에서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별로는 양약이 71.9%, 한약이 47.9%로, 양약을 복용한 소비자의 부작용 경험율이 높았다. 일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부작용은 '요요현상'(455명, 64.3%)이었으며, 이어 어지러움(371명, 52.4%), 목마름(284명, 40.1%), 메스꺼움, 구토(274명, 38.7%), 손발떨림(241명, 34%), 피로감(217명, 30.6%)로 나타났다.

특히, 간과 신장 등 독성에 의한 손상을 겪은 소비자도 무려 10명이 나타났으며, 심혈관계 이상을 겪은 소비자도 5명이나 나타나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있었다. 이들 중 부작용에 대해 병원에서 설명을 들었다는 4명, 미리 알고 있다는 3명으로 나타나 미리 부작용을 알고 약을 복용한 사람은 단 7명에 그쳤다.

또한, 50세 이상 높은 연령층(전체 60%)으로 갈수록 전문 의료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부작용을 그냥 참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경험자들 역시 부작용 원인으로 체중조절 양·한약 때문(338명, 47.7%)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나와 맞지 않는 방법(25.3%), 잘 모르겠다(12%) 순으로 답변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소비자시민모임은 보고서에서 "기업은 제품의 효능·효과를 암시하는 제품명을 금지하고,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의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한 안전성 조치를 마련하는 등 허가상을 바탕으로 의약품 판매활동을 하는 기본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비만에 관한 인식도 재고, 체중조절약 오남용 문제 해결, 안전한 사용, 효율적 사용방안 마련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보고서에서는 항정의약품 사용, 중복 처방, 복용기간 등에서 오남용 원인이 되는 문제점이 많이 발견돼 전반적인 대책과 인식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