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 ‘비아그라’의 단서를 제공한 과학자가 이번에는 이를 대체할 차세대 물질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세대 비아그라의 열쇠는 썩은 계란, 배기가스 등에서 지독한 냄새를 발생시키는 황화수소(Hydrogen Sulphide)다.

미 UCLA 의대 분자의약리학과 루이스 이그나로 박사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황화수소가 음경의 혈액흐름을 자극해 발기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성전환 수술을 받은 남성 8명의 음경해면체에 황화수소를 주사했다. 그 결과 황화수소가 음경해면체 신경세포의 긴장을 풀어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이것이 혈액흐름을 자극해 발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기우세페 치리노(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Ⅱ대학) 교수는 “황화수소가 부분적으로 발기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발기부전이나 성적흥분장애를 치료할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성기능장애협회 회장인 그레엄 잭슨 박사는 “비아그라는 보통 남성의 80~85%가 효과를 보지만 당뇨병이 있는 남성에게는 효과가 60%에 그친다”며 “비아그라를 대체할 약물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치리노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황화수소 기전이 새 발기부전 치료제 개발에 핵심이 될 것”이라며 “향후 황화수소를 전달하거나 생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해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기부전 증상은 남성 10명 중 1명에게서 발생하며 이들 중 1/3 정도는 기존 발기부전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황화수소 물질에 기반한 신약개발이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보통 평활근 이완을 도와 음경해면체로 혈액 유입이 늘어나게 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그나로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 체내에서 생성되는 신호전달 물질인 일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불질이란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비아그라가 탄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