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전주지법 재판부는 정관수술 후 임신을 했더라도 병원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한 40대 부부가 정관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했다며 모 비뇨기과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던 것. 이들 부부는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은 몇 달 뒤 임신해 아이를 낳게 되자 “병원 측의 불충분한 설명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 후 부부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병원 측 손을 들어주었다. 병원 측에서는 “수술이 끝난 뒤라도 10회 사정 후 1개월 간격으로 2차례 정액 검사를 해 무정자증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충분히 일러두었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피임 방법 중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온 것이 바로 정관수술이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맹신하여 시술 후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정관수술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시 임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남성의 체내에 남아있는 정자는 10~20회 정도 사정해야 사라지고, 최대 석 달까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정관수술을 받았더라도 수술 후 일정기간 동안은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며 피임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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