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장결석에 걸리는 아동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소아비뇨기과 전문의들의 말을 인용해, 한때 중년들의 질병으로 간주됐던 신장결석이 지금은 5~6세 아동에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미국의 일부 병원에선 아예 소아 신장결석 클리닉을 따로 차리는 곳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멜라민 우유를 마시고 신장결석에 걸린 중국 영아들과는 달리 미국 아동들은 고 염분 식사 때문에 신장결석에 걸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버드 의대 비뇨기학 넬슨 박사는 “70년대나 80년대 같았으면 수 개월에 한 명 볼까말까한 환자들이 요즘은 일주일도 채 못 돼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했고, 몬로 카렐 아동 병원 존 포프 교수도 “환아의 부모들에게 신장결석에 걸렸다고 말하면 ‘아이들도 그런 병에 걸리냐’는 반응을 보이며 걱정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이들도 잘못된 식이 탓에 신장결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위스콘신대 소아비뇨기 클리닉의 브루스 슬러헨호웁트 박사는 “최근 어린이들의 식이에 염분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면서 “짠 감자칩이나 감자튀김뿐 아니라 샌드위치용 고기, 통조림 수프 등의 가공식품은 물론 어린이들이 흔히 마시는 이온음료에도 염분이 과다하게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고 염분 식사가 신장결석을 초래하는 이유는, 염분을 다량섭취할 경우 오줌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칼슘과 결합해 결석이 생기는 기전 때문이다.


물을 잘 마시지 않는 식습관도 신장결석의 큰 원인이다. 존스홉킨스 의대 알리시아 뉴 박사는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 있을 때 화장실에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시간이 없다 보니 물도 덜 마신다”고 말했다. 뉴 박사는 아이들이 수시로 물을 마시는 대신 목이 마를 때만 물을 마시는데, 이는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에겐 턱 없이 부족한 수분섭취량이라고 지적했다. 뉴 박사는 “신장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습관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라고 뉴 박사는 지적했다.


신장결석 어린이의 40~60%는 가족력이 있다. 넬슨 박사는 “가족 중 신장결석을 가진 경력이 있다면 아이가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를 항상 살펴야 한다”면서 “충분한 수분섭취, 균형 잡힌 식사, 가공식품 및 고지방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을 평생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들이 칼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통념은 맞지 않다. 오히려 우유 속 칼슘의 경우 신장결석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보고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옆구리나 배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혈변이 관찰될 경우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