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기부전 치료제 오남용 위험 높아

2. 환자들의 인식

3. 처방시 성분•용량•성생활 패턴 등 맞춤전략 중요

4. "올바른 처방 위해선 전문성 더 갖추고 환자 대해야"


1999년 국내에서 처음 베일을 벗은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는 "기적의 신약"이라 불리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열린 TV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해피드럭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처방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약분업 예외 및 전문의 처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만약 성의학 교육을 받지 않은 의사로부터 비아그라를 처방받은 노인이 성폭력을 저지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주장은 비웃음 속에 묻혔다.

그러나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먹어가며 성폭행을 시도 혹은 실행한 인면수심 사건이 다수 발생하면서 우려가 현실로 변했다. 일명 "박카스 아줌마"가 발기부전 치료제를 가지고 다니며 성매매를 하거나 지인들끼리 선물로 주고받는 것도 이미 공공연한 얘기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조롱당했던 성폭력, 성문란에 대한 폐해가 실제로 드러났다"면서 "이제는 그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볼 시기"라고 밝혔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관리는 전혀 되고 있지 않다는 것.

비아그라 등장 당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130억원이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이미 1000억원대로 들어섰고, 지난 5월 비아그라의 한국내 물질특허가 만료되면서 1500억원대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약물의 등장으로 인해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것은 환영할만하지만 "성기능 강화제"라는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과 이를 부추기는 과도한 제약사 마케팅, 무분별한 처방 등으로 오히려 오•남용 위험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비뇨기과학회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확한 진단으로 원인을 찾은 뒤 실제로 약물 투여가 필요한 환자인지 전문가적 입장에서 검증을 거치고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마친 후 처방해야 하는 약물"이라며 전문가에 의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해피드럭"이 될 수는 있어도 "마법의 약"이나 "만병 통치약"은 될 수 없다. 무조건, 누구나 약을 먹는다고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처방법에 대해 알아본다.